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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국산 정밀 공작기계 수입 10배 늘어…서방 제재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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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국산 정밀 공작기계 수입 10배 늘어…서방 제재 우회
무기 생산에도 필요한 장비…“중-러 軍産 협력 강화”

러시아의 2023년 7월 중국 정밀 공작기계 수입액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전의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공작기계는 각종 기계류는 물론 무기 생산에도 필요한 장비여서, 러시아의 중국산 수입 확대는 두 나라의 軍産 협력 강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2일(현지시각) 러시아 세관의 지난해 7월 관세 환급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중국산 CNC공작기계 수입액이 전체 수입액의 57%인 6,839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652만달러)의 10.4배 규모이다. 러시아의 중국산 정밀 공작기계 수입 규모는 2022년 6월까지 1000만달러 이하였으나 7월부터 특히 많이 늘었다. 러시아 세관의 관세 환급 자료는 지난해 7월치가 최신 자료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에 대만과 한국으로부터도 각각 2,116만달러와 1,740만달러의 정밀 공작기계를 수입했다. 유럽연합(EU)산 수입액은 415만달러로, 2022년 2월 2150만달러의 20% 수준으로 줄었다. 러시아는 일본에서도 한달동안 153만달러의 정밀 공작기계를 사들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을 크게 늘린 중국 공작기계 업체들 중에는 중국 군부와 긴밀하게 연결된 곳들이라고 전했다. 이 중 ‘우한 화중 수치제어’는 2017년 중국 방위 산업계의 정밀 공작기계 국산화 사업에 참여한 업체다. 이 회사는 전투기 생산 업체인 ‘선양비(행)기공업집단’의 협력 업체이기도 하다. 또 ‘화중시엔시(CNC)’는 시리아, 이란, 북한 등에 무기 기술과 장비를 이전했다가 2008년과 2010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싱가포르 ‘에스(S)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원’의 마이클 라스카 교수는 중국의 정밀 공작기계 수출은 러시아와 중국의 軍産 협력 체계가 얼마나 깊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유럽산 기계류 수입이 차단되면서, 러시아로서는 중국 외에 다른 선택지도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컴퓨터수치제어 장비를 수출하는 기업에 대한 광범한 제재 방침을 발표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러시아 수출은 많이 줄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센터장은 미국이 이미 중국에 대한 각종 제재와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어서 중국 기업들은 추가 제재 위험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중국 기업이 조만간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기업 전체가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군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지 않은 채 제재를 당하거나 군과 함께 가는 선택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